내 나이 서른이 되기 전의 일이다
그때 나는 친한 여자 후배집에 자주 놀러갔었더랬다
이쁜 얼굴에 쾌활한 성격 마침 자취방도 가까워서 잘 놀기도 하고
저녁에 어울려서 술을 마시기도 했었다
그러다 그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노는데
갑자기 피아노에 앉더니 히사이시 조의 기쿠지로의 여름을 연주하는 것이었다
흔한 요즘 말로 오졌고 지렸다
지금 생각해보면 히사이시 조에 비하는 것이
죄송스러울 정도의 연습중의 표현부족 연주였지만,
또 유튜브에 피아노 인싸곡이라고만 쳐도 꼭 등장하는 흔한 곡이지만
그 순간의 나에게는 실제로 연주되는 곡을 현장에서 듣는 것이
이렇게 색채가 넘쳐나는 일이었나하고 꽤 큰 컬쳐쇼크를 받게 했던 일이다
그때부터 나의 꿈은 악기하나쯤은 내 목소리정도로 자유자재로 다루고 싶다는 것이었고,
그 1번 후보는 언제나 피아노였다
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시시하게 시간핑계를 대며
차일피일 꿈을 미뤘고 이제 나는 마흔이 넘어버렸다
그러다 문득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룬것이 몇가지나 되나
앞으로 죽기전에 몇가지나 더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피아노에 대한 갈망이 늘어갔다
하지만 나는 또 지갑 핑계를 대며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다
하지만 이번 연말 제대로 할인하고 제대로 사은품이 주어졌다
나는 도저히 구매욕구를 참을 수가 없었고 드디어 꿈의 문을 열어버렸다
어릴때 그 흔한 학원으로 피아노를 접했지만
이제는 내가 바이엘까지 쳤는지 체르니까지 쳤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만큼 피아노에 대해서 잊고 지냈다
하지만 이제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배움이다 매일매일이 두근거리는 42살이 될 것 같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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